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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홍구-사람의 밥이 되어

행복 팡팡 2017. 12. 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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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밥이 되어...

 

         

                        허홍구 

 

오늘 왔다가 오늘 가는

하루살이의 생명도

위대하게 왔으리

길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나무 이파리도

신비롭게 왔다가 가느니

내 작은 한 톨의 쌀로 몸 받아 올 때

하늘과 땅이 있어야 했고

밤낮이 있어야 했고

해와 달 비 바람이 있어야 했다

농부의 얼굴을 뙤약볕에 그을리게 했고

애간장을 녹이게 했고

손마디가 굵어지도록 일하게 하고

땀 흘리게 했다

이제 사람의 밥이 되어

생명공양 드리고자 하오니

작은 이 몸이 어떻게 온 것인지를 일깨워

부디 함부로 하지말게 하소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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