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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 / 도종환 [좋은 시] 본문

겨울나기 / 도종환 [좋은 시]

행복 팡팡 2024. 1. 2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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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모음

 
 
 

겨울나기 / 도종환

하늘과 땅에서 얻은 것들
다 되돌려주려고
고갯 마루 건넛산을 바라보는
스님의 뒷모습처럼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어제는 꽃 한 송이 남지 않고
수레바퀴 지나간 자국 아래
부스러진 잎사귀와
끌러간 줄기의 흔적만 희미한데
그래도 뿌리 하나로
겨울을 나는 꽃들이 있다

비바람 뿌리고 눈서리 너무 길어
떨어진 잎 이 세상 거리에
황망히 흩어진 뒤
뿌리까지 얼고만 밤
씨앗 하나 살아서 겨울을 나는 것들도 있다

이 겨울 우리 몇몇만
언 손을 마주 잡고 떨고 있는 듯해도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견디고 있다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이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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