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지브리 음악감독과 뇌과학자의 이토록 감각적인 대화/ Hisaishi Joe, 요로 다케시 [책 추천] 본문
스튜디오 지브리의 전성기를 이끈 거장 히사이시 조와
100만 부 돌파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뇌과학자인 요로 다케시의 감각적 만남!
음악과 뇌과학의 교차로에서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 등 스튜디오 지브리를 대표하는 무수한 명작의 음악감독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현대 클래식 음악가 히사이시 조. 그는 작곡뿐만 아니라 지휘, 연주 등 다방면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 오며 많은 이들에게 음악으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좋은 음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유를 게을리하지 않는 노력은 그의 음악에 고스란히 담겨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대담집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역시 그러한 고찰의 연장선 위에 있다.
히사이시 조는 이 책에서 뇌과학의 권위자이자 해부학자인 요로 다케시를 만나 지혜와 영감이 가득한 대화를 나눈다. ‘인간은 왜 음악을 만들고 예술과 감각은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큰 주제 안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논의는 음악을 비롯한 예술, 과학, 철학, 사회학, 인문학, 곤충의 생태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읽는 이에게 풍성한 지적 자극을 선사한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두 거장이 주고받는 이야기는 유쾌하고 흥미롭게 읽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예리한 통찰력으로 폐부를 찔러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사랑하며 그의 음악적 사상을 엿보고 싶은 독자, 음악과 인간을 잇는 섬세하고도 감각적인 연결고리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Hisaishi Joe(히사이시 조,久石讓)는 누구?????
수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지브리 작품들의 OST를 탄생시킨 세계적인 영화음악가이자 작곡가. 공연과 지휘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 등 스튜디오 지브리를 대표하는 명작들의 음악감독을 맡았으며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하나비>, 타키타 요지로 감독의 <굿바이>에서도 감동적인 사운드를 선보였다. 베니스영화제 최우수 영화음악상,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음악상 등을 수상하며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요 저서로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가 있다.
요로 다케시(Takeshi Yoro,ようろう たけし,養老 孟司)는 누구?????
일본에서 대표적 지성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손꼽히는 요로 다케시는 1937년 일본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곤충채집에 열정을 쏟아 대학에서 곤충 연구를 희망했지만, 최종 진로는 의과대학을 선택했다. 1962년 도쿄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하고, 도쿄대 대학원에서 해부학을 전공하면서 해부학자의 길을 걷게 된다. 오랫동안 도쿄대 의대 교수를 지내다가 1995년에 퇴임한 후, 지금은 도쿄대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사회시민단체 모임을 주도하고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뇌’를 주요 화두로 삼는 요로 다케시의 세계는 자연과학뿐 아니라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해부함으로써 각계각층에 새로운 ‘앎’을 전파하고 있다. 특히 요로 다케시의 저서는 전공인 해부학, 과학철학에서 사회비평, 문예비평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담론을 형성해 일본 문화계에 ‘요로 열풍’을 일으켰다. 저서로는 『바보의 벽』, 『신체를 보는 법』, 『유뇌론』, 『죽음의 벽』 등이 있다. 특히 『바보의 벽』은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신체를 보는 법』은 산토리 학예상을 요로에게 안겨주었다. 그중 『바보의 벽』은 ‘요로 철학’의 돌풍을 일으킨 주역으로 일본에서만 400만 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책 속으로
--- p.45 「제1장 음악에 감동하는 인간」중에서
저는 음악에서 그런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휴대전화 버튼을 몇 개 누르면 쉽게 받을 수 있는 음악에는 마음이 담기지 않지요. 금방 질리고 말 거예요. 무엇이든 그렇지만, 스스로 움직이고 노력해서 얻어낸 것은 쉽게 버리거나 그만둘 수 없어요. 처음에는 다운로드해서 들어도 좋으니, 그것을 계기로 그 뮤지션의 팬이 되어 CD를 사고, 콘서트가 언제 어디에서 있는지 스스로 알아보고, 표를 사고, 들으러 가기를 바랍니다. 음악을 가장 감동적으로 듣는 방법은 그렇게 스스로 노력하는 거예요. 그렇게 하면 그 음악은 잊을 수 없게 되지요.
--- p.103 「제2장 감수성이 움트는 감각의 토양」중에서
음 하나를 시간 속에 톡, 놓습니다. 거기서 여러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시간 속에 음악을 구성하는 건축 작업이 시작된 순간부터 쭉 객관적인 대상으로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음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잘 풀리지 않을 때가 많지만요. 그런 점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은 시간 속에 객관적으로 구축한 걸작이기에 시대를 넘어 보편적으로 좋은 음악이 될 수 있었다고 봐요.
--- p.127 「제3장 좋은 음악이란 무엇인가」중에서
그 ‘진짜배기’를 추구하는 길을 어느 정도 나아가다 보면, 내가 만들어 내고 내가 소리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최고의 해답, 필연적으로 모든 조각이 제자리에 딱 들어맞는 해답이 반드시 있고 나는 그것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요. 그건 이 요소를 이곳에 놓으면 반드시 이런 전개로 이어져야 한다는 원리주의적인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선택하는 주체가 나라고 생각하는 것과 무언가 최적의 해답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것에 다다르기 위해 철저히 노력하고 고생하는 것은 역시 다르다고 보거든요. 그렇게 보면 작곡가라고 해도 자신의 감성에 의존해서 곡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하면 무엇이 달라지고 또 무엇이 달라지고…. 생각하며 탐색하는 작업이지요.
--- p.226 「제5장 공감과 창조」중에서
요즘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 일이라면 수용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요. 그러나 주어진 재료가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으로 평생 작품을 그려 내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해 봤자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이 드는 일도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지요. 설령 싸구려 캔버스와 지저분한 물감밖에 없더라도 그것으로 최대한 그려 내야 하는 것이 일생이라는 작품이에요. 옛날 사람들은 자신에게 그런 과제가 있다는 느낌을 암묵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것 같고요. 그것이 수행 같은 형태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 p.236 「제6장 모든 인간은 예술가다」중에서
사람은 변하는 존재라는 전제를 세우면 지금 이 시간을 아주 소중하게 여길 수 있을 거예요.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와 다를 겁니다. 달라도 괜찮고요. 직업이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인생은 작품이고 자신은 그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라고 생각하면 그런 예술가의 삶 속에서 무언가 참고할 만한 것,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출판사 리뷰
현대 사회의 속내를 해부하는 뇌과학 석학을 만나다
전 세계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은 환상적이고도 서정적인 스토리, 다채로운 영상미, 그리고 무엇보다도 감동과 몰입감을 극대화해주는 아름다운 음악으로 사랑받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지브리 음악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음악가 히사이시 조가 있다. 그는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의 포뇨〉 등 지브리의 전성기를 빛낸 작품들의 음악감독을 맡았으며, 특히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OST로 쓰인 〈인생의 회전목마〉는 한국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곡이다. 히사이시 조는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외에도 여러 영화음악을 비롯한 작곡 활동을 이어 가는 한편 뛰어난 연주자이자 지휘자로서의 기량도 아낌없이 뽐내며 명실상부 현대 클래식 음악의 거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활발한 음악적 행보를 지속하며 늘 ‘좋은 음악’을 고민해 온 그가 이번에는 저명한 뇌과학자이자 해부학자인 요로 다케시를 만난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두 대가가 나누는 이야기는 어떤 모습일까?
히사이시 조와 요로 다케시의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는 음악과 인간을 잇는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결고리를 조망한 대담집이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어떻게 음악을 듣는지, 좋은 음악의 조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어떤 감각이 필요한지 등 다양한 화제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두 저자의 이야기는 유쾌하게 술술 읽히면서도 독자에게 생각할 지점을 남긴다. 음악을 비롯한 예술, 과학, 철학, 사회학, 인문학, 곤충의 생태까지 방대한 분야의 지식을 씨실과 날실처럼 엮어 내며 이어지는 지적 대화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고의 폭이 넓어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히사이시 조의 팬들에게 이 책은 그가 지향하는 음악과 작곡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들, 작업 과정의 내밀한 사유들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
두 사람의 대화가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를 담고 있음에도 편안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그들의 이야기에서 서로에 대한 존중과 존경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히사이시 조는 뇌과학과 곤충 연구를 중심으로 한 해부학, 그리고 사회·문화적 비평에 있어서 요로 다케시의 전문 지식과 견해를 존중한다. 한편 요로 다케시 역시 히사이시 조가 음악 이론과 작곡법, 녹음 현장에 대해 논할 때 적극적인 경청으로 논의를 풍요롭게 한다. 같은 주제 안에서도 과학의 시선과 음악의 시선으로 서로 다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하는 대화의 장에서 두 저자의 시너지는 톡톡히 빛을 발한다.
히사이시 씨의 조리 있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마치 좋은 음악을 듣는 기분입니다. 히사이시 씨와 대화하며 음악과 언어가 깊은 차원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_ 요로 다케시
언젠가 제가 요로 씨의 나이가 되었을 때, 이 책의 내용을 저의 것으로 체화해 말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물론 반드시 현역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말이지요. _ 히사이시 조
감각으로 확장되는 세계
잃어버린 삶의 리듬을 되찾아야 하는 이유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언어는 꼭 필요한 요소지만, 세상에는 언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다양한 형태의 예술은 바로 그 빈 부분을 채우고 표현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 책에서 요로 다케시는 ‘오늘날 사람들의 나쁜 버릇은 무엇이든 언어로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말처럼 현대 사회는 언어로 대표되는 인간 의식의 영향력이 비대해져 상대적으로 몸의 감각이 경시되는 경향을 보인다. 인간의 의식으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고층 빌딩 사이에서 생명력이 박동하는 자연의 감각은 설 자리를 잃어 간다. 두 저자는 그러한 의식 중심주의의 풍조를 경계하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감각을 깨우는 일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는 음악을 큰 주제로 삼고 있지만 감각에 대한 논의의 범주를 청각에만 제한하지 않고 시각, 후각, 미각, 촉각 등 오감을 모두 언급하며 몸의 여러 감각을 통해 우리의 세계를 내·외부로 확장할 것을 제안한다. 의식의 틀에 갇힘으로써 발생하는 현대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잊고 있었던 몸의 감각을 다시금 되살리자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히사이시 조는 본문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에도 나오는 이야기인데, 인간은 원래 민감한 반응이 가능했던 것으로 추측되고, 그 감각을 얼마나 간직한 채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지금 감각은 명백히 쇠퇴의 길에 들어섰지요. 우리의 안테나가 무뎌졌어요. 거기서 비롯되는 문제가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고요. 역시 야생의 사고로 돌아가서 원래 인간이 가지고 있던 것을 일깨우는 생활 방식을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_ 본문 중에서, 히사이시 조
감각을 되찾는 일은 ‘살아 있음을 온전히 느낀다’라는 측면에서 삶에 대한 태도와도 관련이 깊다.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는 노년에 접어든 두 저자가 독자에게 보내는 응원 섞인 조언이자 인간의 삶에 대한 찬미이기도 하다. 생의 감각을 날카롭게 벼려 살아가는 의미를 온몸으로 느끼는 인생은 아름답다.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우리가 예술을 사랑하는 이유이자 음악을 듣는 이유가 아닐까. 히사이시 조, 요로 다케시 두 사람이 긴 세월 각자의 분야에 매진하며 쌓은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이 대담집은 예술과 음악을, 무엇보다도 삶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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